어느 날 풀이 죽은 아이 엄마가 아이를 업고 진료실에 들어왔습니다. 5개월 된 아이는 얼굴이 거칠고 붉게 부풀어 있었습니다.
"아이가 모유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다른 병원에서 그래요." 엄마의 얼굴에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모유가 가장 좋다고 해서 먹였는데 모유에 알레르기가 있다니 분유로 바꿔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습니다. 엄마는 모유가
잘 나오기 위해 우유를 아침, 저녁으로 많이 먹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엄마도 봄만 되면 콧물이 줄줄 흐르고 가렵다고 하였으며 아빠는 피부가 건조하고 자주 가려워 진다고도 하였습니다.
출생한 후 일 년 내에 아이에게 가장 좋은 식사는 모유입니다. 면역 성분도 많고, 영양도 우유 못지않게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것은 엄마와 아이가 살을 맞대고 정신적인 안정감을 가지고 엄마와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엄마는 생각이 많아지게 됩니다. 모유를 먹이는데도 계속 아토피피부염이 심한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많은 엄마들은 혹시 모유에 알레르기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여 모유를 끊고 거꾸로 우유로 돌리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모유를 잘 나오게 하기 위해 아기 엄마가 우유를 섭취하고 있거나 계란 등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엄마가 우유를 먹고 아이한테 모유를 먹이는 것은
모유 속에 우유 성분이 들어가 아이에게 건너가게 되기 때문이 아이가 우유를 먹는 것과 다를 것이 없게 됩니다.
아이 엄마나 아빠도 알레르기 경향이 있는데 이런 경우 출생한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을 경우가 60~80%가 됩니다.
결국 아이도 알레르기를 가지고 태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모유를 먹이는 것이 우유를 먹이는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하지만 모유를 통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아이에게 넘어가는 경우가 있어 모유를 먹이는 동안에는 이를 가려서 엄마가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인 식품이 우유, 계란 흰자, 등 푸른 생선, 땅콩과 같은 견과류, 밀가루, 인스턴트식품 등입니다.
물론 위의 모든 음식이 아이에게 알레르기 원인물질이 아닐 수도 있으나 확률적으로 높은 음식들이기 때문에 이것을 당분간 먹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권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옛날 한방에 따라 돼지고기와 닭고기가 두드러기나 가려운데 좋지 않다고 하여 무조건 안 먹이는데 이는 사실과 달리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사실은 대부분의 아이 엄마나 아이가 섭취해도 됩니다. 특히 모유를 먹이는 엄마의 영양도 중요하기 때문에 무조건 모든 단백질 음식을 끊는 것은 절대적으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는 아이의 영양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소아의 질환을 치료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영양과 성장입니다.
이것이 뒷받침됨이 없이 무조건 음식을 제한하는 것은 부모가 후에 두고두고 후회를 하게 됩니다.